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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부터 비우는 훈련365일, 찬미와 기도 그리고 말씀 2025. 4. 15. 08:03
2025년 4월 15일 | 365일 찬기말
구도자적 글쓰기, 삶으로 드리는 말씀 묵상
사막에서 드리는 렉시오 디비나“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 잠언 16장 9절, 표준새번역어느 순간 우리는 선택을 앞두고 멈춰 서게 됩니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계획이 흘러가고, 마음은 앞서가려 합니다. 하지만 신앙의 길은 언제나 반걸음 뒤로 물러나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마치 물이 높은 곳을 밀고 올라가지 않고 낮은 곳을 향해 흐르듯, 믿음은 내 뜻을 밀어붙이는 일이 아니라 내려놓고 흐르게 하는 일입니다.
많은 이들이 ‘신앙이 깊어질수록 삶이 내 뜻대로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은총은 우리의 기대와 반대로 작동하곤 합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그 순간, 우리는 삶의 주인 자리를 내어드릴 기회를 맞이합니다. 내 계획이 멈춰 선 그 자리에서 주님의 걸음은 시작됩니다.
우울함은 종종, 결과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옵니다. 내가 생각한 방식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강박은, 결국 실패로 자신을 정죄하게 만들죠. 하지만 신앙은 이렇게 속삭입니다. “될 것은 될 것이고, 안 될 것은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너는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주님의 은총 안에 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강물 속을 흘러가는 존재입니다. 물살을 거슬러 오르지 않고, 흘러가는 물 위에 몸을 맡기는 태도. 그것이 오늘 우리에게 허락된 믿음의 길입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라고 고백하셨듯, 십자가는 자기의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붙드는 자리입니다. 이것이 바로 케노시스(kenosis), 자기 비움의 신앙입니다. 믿음은 삶의 거대한 결정을 넘기 전에, 먼저 일상의 작은 선택들 속에서 내 뜻을 비우는 연습으로 시작됩니다.
이번 고난주간은 작은 것부터 비우는 훈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내 안의 고집스러움을 내려놓고, 주님의 뜻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
주님, 나의 계획과 고집을 내려놓고 당신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내 뜻이 멈춘 그 자리에서 당신의 사랑이 흐르도록 나를 비우게 하소서. 오늘도 주님의 강물 속에 조용히 흘러가는 존재로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내 안의 고집스러움을 내려놓고, 주님의 뜻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는 하루
https://www.youtube.com/watch?v=Daha2EUEf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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