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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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갇히다단상 2023. 6. 8. 22:00
요즘 나는 매일 아침 성서를 묵상하고 유튜브에 내 생각을 정리해서 라이브로 올리고 있다. 야고보서를 읽고 있는데, 매일 매일 야고보서를 읽는 것이 즐거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다음 날의 말씀에 기대가 된다. 아직 내일 본문을 읽지 못했는데, 성서를 읽으면서 기대가 되니, 이제 조금 철이 든것 같다. 나는 그동안 기독교는 예수교가 되어야 하는데, 설교인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어쩌면 그렇게 말한 것은 스스로 느끼는 열패감때문인지도 모른다. 예수님께서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셨으니, 나도 그렇게 대화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경험들이 자주 있기도 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는 타인의 말을 들어주는 일에 조금은 익숙해졌다. 어쩌면 나는 내가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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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가장 좋은 일단상 2023. 5. 9. 09:54
어제는 밥을 먹는데 위민이가 뜬금없는 말을 합니다. "아빠, 만약에 말야 내가 건축가가 되지 않고 목사가 된다면, 내가 아빠를 이어서 참포도나무교회 목사가 되는거야?"라며 제법 진지하게 물어봅니다. 제가 황당해 하는데 아내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위민아, 교회는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인이기 때문에 아들이 물려받아서 목회를 할 수는 없단다" 제가 아내의 말을 이어서 더 분명하게 말해주었습니다. "위민아, 니가 목사가 된다면 아빠는 너무 좋을 것 같아. 그런데 너는 다른 교회 목사는 다 될 수 있지만, 이 세상에서 참포도나무교회 목사가 될 수는 없어. 니가 목사를 한다면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곳으로 가서 아빠가 그랬듯이 맨손으로 교회를 개척했으면 좋겠다" 이야기를 듣던 위민이가 실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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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행복하게 살기단상 2016. 7. 30. 19:22
대부분 우리가 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살다 가는 인생이다. 너무 대단한 삶이 되려고 생각하지 말고, 너무 많은 선을 베풀고 살 생각도 하지 마라. 그냥 나에게 주어진 하루 하루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마음을 주고 기도해주어야 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십년 후에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자. 일년에 한번씩은 말도 안되는 여행을 떠나고, 달빛이 좋은 저녁에는 함께 호수가를 걸어보자. 그렇게 행복하게 하루 하루 살아도 인생은 너무도 짧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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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어증단상 2016. 7. 30. 14:07
지금 생각하면 목회 초년시절에 겪었던 실어증과도 같은 경험이 지금의 목회에 겪은 최고의 축복인 것 같다. 내 언어와 내 삶이 다르다는 인식,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삶에 평안을 준다. 내 말을 깊이 들여다 보고, 될 수 있으면 쉽게 쓰고 아는 만큼 쓰고 사는 만큼 쓰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무리 지식이 많고 멋진 말을 한다 해도 삶이 따라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 삶을 구원할 수 없는 말은 나를 지치게 만든다. 그러니 실어증이야 말로 구도자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가장 위대한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정녕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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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존경하는 목사님단상 2016. 7. 29. 23:10
내가 존경하는 목사님이 있다. 그는 자신이 한없이 무기력한 존재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항상 하나님을 바라보는 삶을 산다. 강대상에 서서 설교를 할 때도 그는 권위를 가진 자 처럼 말하지 않고 한없이 무기력한 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할 때 그의 목소리에서는 세상 어떤 힘과 권세도 어찌할 수 없는 단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는 한없이 여린 사람이라서 누군가 그에게 다가와서 이야기를 할 때 그의 이야기를 깊은 눈으로 응시하며 묵묵히 들어준다. 그는 마치 자기 동네가 자신이 살아야 할 세상의 전체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마을 속으로 가두었다. 이따금 사람들이 그를 찾아오면 그는 사람들이 없는 오솔길로 숨어들었다. 오솔길을 걸으면서 그는 하나님을 부르며 찾으며 또한 하나의 가련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