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포도나무교회를 소개합니다.공지 2022. 2. 9. 19:15
1. 참포도나무교회의 시작과 현황이 궁금합니다.
신학교를 졸업한 뒤 다른 동기들은 신대원에 진학 할 때 저는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에서 물건을 납품하며 영업하는 일을 시작해서 유통회사에서 마켓팅 업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2003년에 교회를 개척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2004년 그동안 함께 기도하던 형제, 자매님들과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면 금방 부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인천에서 일산으로 예배를 드리러 온 개척맴버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때 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설교를 하는데 제 언어와 삶이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 때부터 말더듬 증상 같은 것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고민하던 가운데 교회는 지금 교회가 있는 백석동 13블럭 마을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어린이북카페 숲을걷다’의 이름을 걸고 이전하여 목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교회부흥이 목적이 아니라, 마을을 위해서 의미가 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시작하게 된 카페의 이름도 ‘커피마을’이라고 지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달려라커피’와 ‘마을공작소’란 이름의 공방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이름을 지은 이유는 교회는 마을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는 단순한 믿음 때문이였습니다.
2013년에 커피마을 지하공간을 임대하여 ‘가나예배당 For les miserables’란 이름의 예배당을 만들었습니다. 네 달 동안 목수가 되어서 목공을 직접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목수로 조금씩 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커피마을 옆에는 신발을 벗고 함께 밥도 먹고 교제를 나누는 ‘사랑방’도 있습니다.
2. 참포도나무교회는 어떤 교회인가요? 목사님의 목회철학과 다양한 사역을 해나가시게 된 배경도 궁금합니다.
참포도나무교회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생활신앙공동체’입니다. 제가 어릴 적 다니던 교회는 말그대로 공동체였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신앙공동체였습니다. 제가 살던 동네는 가난한 도시빈민들이 모인 교회였는데, 저녁이면 술취한 남편의 폭력을 피해서 모여든 아내들과 아이들이 웅크리고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저도 그 아이들 중의 하나였은데요, 그래서 저는 교회는 ‘신앙공동체’라고 어릴 적부터 생각하게 되었어요.
교회는 사람들에게 신앙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사실 신앙은 그 자체로 생활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교회는 교리를 가르치는 시간이 없어요. 저희는 일주일에 단 한번의 예배를 드립니다. 저희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교회를 나오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속에서 살아가면서 그 가운데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숭배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든 교우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코이노니아에 이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교인들이 새로 오면 저는 그분들에게 신앙을 가르치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교회 안에서 평안을 누리는 일부터 시작하기를 권면합니다. 그리고 제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분들의 주일의 삶이 아니라, 평일 속에서의 삶입니다. 그래서 성도들의 살림살이와 그리고 그분들의 직장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성도들이 새롭게 시작하는 회사와 가게의 상호들을 지어주고 또 마케팅적인 조언도 주고 있습니다. 일단 저희 교회에 함께 하는 성도들이 이 세상 속에서도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3. 교회의 사역, 행사와 활동이 궁금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못 하고 있다면, 가장 의미 있게 진행하신 이야기를 들려주셔도 좋겠습니다.
저희 교회는 특별한 사역을 하지는 않습니다. 전도에 대한 이야기나 이벤트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은 것이 있으면 하지 말라고 말려도 자랑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인들이 저희 교회를 좋아하면 그것이 제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월~금 ‘커피마을’이란 이름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교인들만 오는 것이 아니라, 동네 분들이 오셔서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가끔은 저를 찾아서 마치 ‘고해소’의 신자처럼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럴 때면 그분의 이야기를 친구처럼 들어드리고,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전해 주곤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할 수는 없지만, 카페와 목공소 그리고 공방을 통해서 삼삼오오 만나서 교제를 나눌 수 있으니 그 점이 참 감사하답니다.
저희 교회는 지난 10년 동안 ‘마을콘서트’를 30회 이상 진행을 했습니다. 주로 클래식 공연을 많이 했는데, 가난한 이들에게 돈과 먹을 것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가나예배당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함께 음악을 듣는 것이 참 좋았는데,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해서 몇 년 동안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에서 만난 중학교들 몇 명과 함께 ‘1시간학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1에 만났던 학생들이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청년이 되어서 저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성장과 자립을 위한 교육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함께 모여서 밥을 먹고 함께 노는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4. 참포도나무교회만의 특색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에 관한 이야기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교회는 일주일에 한번 예배를 드립니다. 어린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 가운데는 목사인 제가 설교를 하지만, 그 이 외의 모임과 일상 속에서는 설교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희는 ‘설교’가 아니라, ‘기독교’를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요일예배 시간은 ‘수요독서’로 바꿔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함께 독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1시간 독서 이후에 서로 읽은 책을 나누는데 그 때에는 서로 진지하게 고백하고 웃고 울기도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주일예배를 마친 뒤에도 함께 공동체 식사를 한뒤 커피를 마시고 코이노니아를 나눕니다. 이 때에도 목사와 성도의 차별이 없이 모두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식탁에 나온 이들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교회는 ‘예배’가 주인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인 교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마을을 다니시면서 가난한 이들과 소외당한 이들과 함께 식탁공동체, 기쁨공동체를 만들어 가셨듯이 저희도 함께 먹고 마시며 코이노니아를 이루려고 합니다.
5. 교회의 비전과 소망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목사인 저는 평일에는 ‘달려라커피’란 이름의 커피트럭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커피마을에는 청년이 일을 하면서 동네 분들과 교우들에게 커피로 서비스를 하고 있고요, 또 다른 청년은 ‘마을공작소’에서 공방을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공방서비스를 베풀고 있습니다. 집사님 몇 분들도 교회가 있는 마을에서 자신들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저희는 말하자면 도심 속의 수도원과 같은 생활신앙공동체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걸어서 부산까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년에 몇 번씩 날을 정해서 하루에 15km를 코스로 나눠서 걷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조치원역에서부터 걸어서 부강역까지 가려고 합니다. 어른들도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부산 송정바다에 까지 걸어서 가면 그곳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 일이 훗날 아이들에게 자부심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희 교회의 비전과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예수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그 믿음과 삶이 우리들에게 자부심이 될 수 있는 교회가 되자는 것 한가지입니다.
#참포도나무교회 #일산교회 #개신교 #교회를소개합니다 #예비신자모집'공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골목교회 분투기 / 다시 광야로 (0) 2015.08.29 마을과 함께 하는 '참포도나무교회' 2014년 3월 20일자 감신대학보 (0) 2014.03.26 "네"라고 말하기 두렵습니다. 수요떼제기도회 세번째 모임 2013.4.24 (0) 2013.04.24 수요떼제기도회 두번째 모임 '떼제에서 온 편지' 2013. 4. 17 (0) 2013.04.17 수요떼제기도회 첫번째 모임 2013년 4월 10일 (0) 2013.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