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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기도 / 성서에 나타난 기도(김영운 목사) / 낭독 및 해설 : 안준호 목사 (참포도나무교회)낭독기도회 2023. 6. 28. 18:38
바울의 기도 / 성서에 나타난 기도(김영운 목사) / 낭독 및 해설 : 안준호 목사(참포도나무교회)
성서에 나타난 기도가 많고 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로 수없이 많으나,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기도를 꼽는다면 바울의 기도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인물로 치자면 바울을 들게 된다. 사실상 바울처럼 기도를 많이 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성서의 기록을 보아 그렇게 단정을 할 수 있다. 물론 성서에 나타난 수많은 “기도의 용사들”을 생각하자면 어째서 바울만 그렇게 내세울 수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역시 바울을 크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바울이 그 자신이 기도를 많이 하였을 뿐 아니라, 그 누구보다도 기도에 대한 철저한 교훈을 해주었다. 우리 주님이 기도에 대한 가르침을 주시던 장면을 연상할 수 있을 만큼 바울은 기도에 대한 교훈을 해 주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정황과 처지에 연결시키면서 아주 자상하게 가르쳐 주었다. 이것이 바로 그의 기도를 크게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는 측면이다.
신약성서의 상당한 부분을 쓴 바울은 그가 쓴 거의 모든 편지를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마쳤다. 우선 이것부터가 “기도하는 사도”로서의 면모를 뚜렷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몸소 구체적인 기도를 편지마다 적어 보내고, 그 다음에는 끊임없이 기도할 것을 당부하며 권고한다. 그러고 나서 그는 기도에 대한 교훈을 해준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믿음의 아들이요 젊은 목회자인 디모데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서 기도에 대한 권면과 아울러 교훈을 해 준 것(디모데전서 2:1-10)을 보게 된다. 데살로니가에 있는 형제들에게는 주의 말씀을 전하는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쉬지 말고 기도”할 것을 권고한다. 그리고 에베소 교인들을 향하여서는 “모든 기도와 간구로 어느 때나 성령을 힘입어 기도하며 이것을 위하여 늘 깨어 끝까지 참고 모든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시오”라고 권면하면서 영적 무장의 만전을 기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이 밖에도 많은 기도와 교훈의 예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역시 빼어난 것은 빌립보 사람들을 위한 기도에서 찾아보게 된다.(빌립보 1:3-11)
우리가 이미 아는 대로 기도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교훈한 데서도 지적하였다. 일반적으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중보의 기도와 감사를”드리라고 한 것처럼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리고 특수한 예로서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시오”라고 하기도 했고, “분노와 다툼이 없이 어디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당부하였다. 이렇게 여러 가지 기도가 있는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기도는 감사라고 할 것이다. 무엇을 요청하며 간구하는 기도에 비하면 이미 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이 더욱 차원이 높은 것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이 이미 베푸신 자비와 은총에 대한 예민한 반응과 발견이 앞서야만 가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믿고 구한 것은 이미 받은 줄로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 또한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감사할 수 있는 조건과 상태와 환경을 발견하고 확인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남을 위한 기도는 그것이 어떤 형태나 종류의 기도이든 훌륭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상대를 의식하고 그들의 처지와 형편을 알고 기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남을 위하여 기도를 할 때 참되고 알찬 관계 속에서 기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하자면, 남을 위하여 기도할 때 그를 아끼는 마음과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는 사람만이 그를 위하여 동시에 감사를 드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남을 위하여 중보의 기도를 할 때 상대방을 위하여 자신이 드린 기도가 어떻게 응답이 되며 이루어지는가를 끈질기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야말로 “쉬지 않고 기도하는” 사람만이 그를 위하여 감사를 드릴 수 있다. 막연하게 남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상대방을 의식하며 기도하게 될 때 남을 위하여 감사를 드릴 수가 있다. 그리고 어쩌다 생각이 나면 기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늘” 기도할 때마다 기도하는 사람이라야 감사를 드릴 수 있다. 동시에 남의 이익을 늘 염두에 두고 살면서 그에게 좋은 일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것을 발견하게 될 때 “오랫동안” 그리고 간절히 바랄수록 하나님께 더욱 감사를 드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생각하게 되는 점은, 남을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도할 때 단순히 감사할 요소나 조건을 찾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감사 기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감사할 조건을 만들어 주면서 기도하는 것을 뜻하며, 이렇게 함으로써 남을 위하여 기도한다는 것이 몸으로 기도하며 사랑을 줌으로써 주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기쁨을 안고 감사하며 기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남을 위하여 기도를 하고 감사를 드리며 기쁜 마음으로 가구하는 것은 항상 서로를 기억하고 의식하며 서로의 마음 속에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어떤 때나 서로를 마음 속에 두고 있을 때에 비로소 참다운 기도를 할 수 있게 된다. 어떤 때나 남을 위하여 기도한다는 말은 사도 바울의 경우처럼 감옥에 있을 때나 자유로운 몸으로 활동을 할 때나 복음을 증거할 때나 핍박을 받을 때나... 언제든지 남을 위하여 기도한다는 뜻이다. 더욱이 남을 위하여 기도할 때 그들이 “함께 은총을 나누어 받으며 고생을 같이 해 온 사람들로서 항상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으니”(빌립보 1:7) 그렇게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간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바울 자신이 명백히 말하였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자면, 서로를 위하여 항상 기도하며, 기도할 때마다 감사를 드리며 기쁜 마음으로 간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님이 아시고 증거하신다는 뜻이다.
우리의 생각이 여기에 이르고 보면 과연 빌립보 사람들을 위한 바울의 기도는 출중한 것임을 알게 된다. 기도의 궁극적인 목적이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게 되는 것과 나아가서는 그리스도와 일치는 이루는 것이라는 점을 새삼스럽게 느껴볼 때 바울의 기도는 바로 이와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추어서 드리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흔히들 생각하는 이 세상의 축복이 아니라, 철두철미하게 “하나님의 평화와 은총”을 비는 기도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의)”을 구하는 기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빌립보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이미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기도할 때마다 여러분 모두를 위해서 기쁜 마음으로 간구하는” 바울이 빌립보 사람들을 위하여 구체적으로 기도하면서 그들이 보다 더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는 것이 구체적인 삶 속에서는 사랑을 이루는 길임을 재론할 필요가 없다. 결국 서로 사랑하며 하나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며 또 이루는 것임을 생각할 때 사랑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는 것임이 분명하다. 다른 어떤 길도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줄은 알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를 수가 있다. 또 무엇이 사랑인지조차도 모를 때가 있다. 그러므로 바울은 빌립보 사람들을 위하여 기원하면서 우선은 사랑이 풍성해지기를 바랐다. 그런데 이것은 “참된지식과 분별력”을 갖출 때 가능한 것이다.
사랑은 중요하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가운데서도 사랑이 제일이라고 하였다. 예수는 구약의 율법과 예언을 한 마디로 해서 이 “사랑”이라는 말로 환원시키려고도 하셨다. 이렇듯 중요한 것이 사랑이지만, 거기에는 “참된 지식과 분별력”이 고루 갖추어져야만 한다. 정의(正義)가 없는 사랑은 욕정으로 전락된다는 말이 있다. 자기만족을 위해서, 다시 말하자면 자신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사랑을 하는 것을 철저히 배격한 바울은 “몸을 내주어 불사르게”하는 희생조차도 강력하게 부정하였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사랑이 참된 지식과 분별력을 갖추어 점점 풍성해져서 가장 옳은 것이 무엇인지를 가릴 수 있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던 바울의 말씀을 통하여 우리는 고린도 전서 13장의 말씀이 울려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랑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모름지기 판단력을 함께 갖추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오늘날과 같이 가치가 혼란된 사회 속에서 무엇이 참된 가치인지 모르고 방황하게 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사랑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사랑을 하고 사랑을 하기 위하여 판단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생명의 말씀” 곧 하나님의 말씀을 토대로 하여 굳게 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을 풍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순결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서 살며, 앞으로 언젠가는 다가올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은 물론이요, 항상 매일 매일을 새롭게 “그리스도의 날”로 맞이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돌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삶을 한 마리도 표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올바른 일을 많이 하여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바울은 말하였다. 이것은 바꾸어 말하자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사는 것만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빌립보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를 한 바울은 그러니까 빌립보 사람들이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사람들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기도를 하였던 것이다. 주님이 가르치신 말씀을 따라 기도를 드린 표본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먼저 구한” 기도를 한 것이다.
남을 위하여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기도하고 그들의 사랑에 참된 지식과 분별력이 더해지기를 기도할 때 우리의 사회와 교회 속에 “하나님께 드리는 영광과 찬양”이 솟아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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