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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1, 알수 없으니 깨어 있으라설교 2025. 11. 30. 10:38
대림절 1, 알 수 없으니 깨어있으라
마태복음 24:36~44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은총을 여러분들의 일상 가운데서 누리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오늘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교회력으로 대림절 첫번째 주일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미 알고 있듯이 교회력의 새해는 대림절로 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한 달 정도를 앞당겨서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림절은 예수그리스도의 초림을 기억하면서 그분의 재림을 준비하는 절기입니다. 이렇듯 교회력의 시간은 예수그리스도를 기다리는 행위로 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누군가를 오랫동안 기다리신 적이 있나요? 제가 어릴 적에는 친구들과 함께 만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지금처럼 핸드폰이 없던 시기였으니, 친구 몇명이 함께 모이려면 한참동안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 친구들과 만나서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오히려 종로서적 앞에서 기다렸던 시간만큼은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많이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 때문인지, 지금도 기다리는 것이라면 그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문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기가 힘듭니다. 그 이유는 모두가 전부 핸드폰을 들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핸드폰을 가지고 있으니 친구가 늦게 오는 이유도 그리고 얼마나 늦게 올지도 알고 있으니 그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시간을 아낄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핸드폰이 없으면 친구가 언제 올지 알수가 없으니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니 사실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은 핸드폰의 문제가 아니라 모르는 것이 없어진 까닭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읽은 성서를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깨어서 기다릴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인자가 올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오게 되면 일어날 일들은 심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노아의 시대에 구원을 받은 사람은 노아 뿐이었습니다. 노아는 심판의 날을 준비하여 방주를 만들고 그곳으로 들어갔지만,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을 갔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깨어서 심판의 시간을 준비한 사람은 노아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자가 다시 올 때에도 그럴 것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에게 왜 깨어있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까? 그 이유에 대해서 예수님은 우리가 그 때가 언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인자가 언제 올지 우리가 알고 있다면 깨어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편안하게 지내다가 인자가 올 그 순간에 시간을 맞추어 놓고 있다가 알람이 울리면 그 때 일어나서 인자를 맞이하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가 언제 그 분이 오실지 알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은 마치 도적이 오는 것과 같이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시각이 올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 하나를 던져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우리는 깨어 있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저 그 시간을 담담하게 기다리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이 언제 올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만들어 놓는 그런 회오리바람과 같은 순간들도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순간에 나타나곤합니다. 그런 순간들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우리는 인생의 무기력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런 순간에 우리는 알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런 순간들이 올 것을 고백하면서 미리 깨어서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러분들과 기다림, 곧 깨어있음의 의미에 대해서 몇가지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함께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우리는 그 때와 그 시각을 알 수 없음을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의 시기를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인생 초년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부라고 생각을 합니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또한 우리의 앎의 한계를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겸허하게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그리스도를 힘써서 알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가운데 제일 좋은 말씀, 제 영혼을 깊이 당기는 말씀이 바로,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리쳐드 로어라는 프란치스코 수도사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진리를 알게 되면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할 것이지만, 제일 먼저 우리는 진리가 가진 불편함에 직면해야 한다” 저는 이 말씀이 제 마음에 깊이 다가왔습니다. 말하자면 그분의 진리는 우리들에게 ‘불편한 진리’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리쳐드 로어는 우리들에게 그분 앞에 겸손하게 나아갈 것을 권면합니다. 그는 ‘Falling Upward’란 책에서 인생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서 설명을 합니다. 인생의 전반부에서 우리의 인생은 성공과 안정 그리고 성취를 이루는 삶을 지향하지만, 삶의 후반부에는 영적 여정 속에서 참된 자아를 찾아나아가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삶에서 경험하게 되는 상실과 실패 그리고 공허와 모름이라고 말합니다. 곧 우리의 삶에서 경험하게 되는 고통스러운 순간들, 곧 나락으로 떨어뜨리게 되는 경험들이 우리를 상승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더욱 깊이 알아가게 되면서 더욱 더 우리의 자신을 깊이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묵묵히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일상인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깨어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깨어있다는 것은 모든 일상을 멈추는 일일까요?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깨어있음은 그들의 일상의 노동과 깊은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노아는 깨어있음으로 방주를 만드는 목수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냈습니다. 또한 어떤 이들은 밭일을 하는 가운데 또 어떤 여자들은 맷돌을 가는 가운데 선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된 까닭은 제가 노동자 목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노동의 의미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서도 그렇게 노동자의 시선으로 읽을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을 합니다. 다만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어떤 노동자는 선택을 받았고, 어떤 노동자는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노동자들 가운데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성서는 그것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것을 깨어있음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인자가 오시는 그 때,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위에서 펼쳐질 것을 믿고서 기다리는 사람들 가운데 임하게 될 것음 인지한 사람들의 노동의 현장 가운데 언젠가는 인자가 오고야 말것이라는 것을 성서는 힘주어서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벌써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곳 백석동 13블럭을 지키면서 이곳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있던 상가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이곳은 조금씩 빈거리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던 교우들 가운데서도 이제는 더이상 보이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분명하게 믿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이 자리가 바로 인자의 오심을 기다리는 자리, 깨어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주님이 다시 오실지, 어떤 방식으로 오게 되실지? 그리고 언제 다시 오실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은 반드시 우리의 삶 한복판으로 강림하실 것입니다. 그 분의 오심은 우리들에게는 구원의 커다란 기쁨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우리들이 기나긴 노동 가운데 선택을 받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 날을 기쁨으로 깨어서 기다리게 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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