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찬기말 2024년 5월 29일 "그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365일 찬기말
2024년 5월 29일
그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12 주님, 주님께서는 옛날부터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나의 하나님, 나의 거룩하신 주님, 우리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우리를 심판하시려고 그를 일으키셨습니다. 반석이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벌하시려고 그를 채찍으로 삼으셨습니다. 13 주님께서는 눈이 맑으시므로, 악을 보시고 참지 못하시며, 패역을 보고 그냥 계시지 못하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배신자들을 보고만 계십니까? 악한 민족이 착한 백성을 삼키어도, 조용히만 계십니까? 14 주님께서 백성들을 바다의 고기처럼 만드시고 다스리는 자가 없는 바다 피조물처럼 만드시니, 15 악한 대적이 낚시로 백성을 모두 낚아 올리며, 그물로 백성을 사로잡아 올리며, 좽이로 끌어 모으고는, 좋아서 날뜁니다. 16 그러므로 그는 그 그물 덕분에 넉넉하게 살게 되고 기름진 것을 먹게 되었다고 하면서, 그물에다가 고사를 지내고, 좽이에다가 향을 살라 바칩니다. 17 그가 그물을 떨고 나서, 곧 이어 무자비하게 뭇 백성을 죽이는데, 그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하박국은 계속해서 주님과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폭력적인 상황에 대해서 주님에게 바로잡아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오히려 그들이 보기에는 악한 민족인 바빌로니아를 일으켜서 이스라엘을 징계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박국이 원한 것은 그것이 아닐 것입니다. 하박국이 보기에 이스라엘 안에 있는 악인들과 바빌로니아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님께, “눈이 맑으신분”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악을 보시고 참지 못하시며 패역을 보고 그냥 계시지 못하시는 분이라고 정의를 합니다. 그는 주님이 자신이 정의한 그 정의 가운데서 일을 처리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오히려 배신자들을 보고만 계십니다. 악한 민족이 착한 백성을 삼키어도, 조용히만 계십니다. 그래서 악한 대적이 낚시로 백성을 모두 낚아 올리며, 그물로 백성을 사로잡아 올리며, 좽이로 끌어 모으고는 좋아서 날뜁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폭력으로 인해서 넉넉하게 살게 되고 기름진 것을 먹게 되었다고 좋아하면서 고사를 지내고 좽이에다 향을 살라 바칩니다. 그가 또한 그물을 떨고 나서, 무자비하게 모든 백성들을 죽이는데, 그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라고 주님에게 항변합니다.
순식간에 그의 모든 원망이 주님에게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모든 일들을 벌이는 주체가 주님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 기준, 판단의 기준으로 주님을 마치 무도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악인들이 득세하는데 그리고 그 악인들이 착한 백성을 삼키고 있는데 조용히 있을 것이냐고 쏘아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생각할 때는 ‘악한 대적’이라고 생각하는 바빌로니아 민족을 일으키신다는 주님의 말씀에 하박국은 단단히 화가났습니다.
성서를 읽으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과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하나님의 생각은 또한 우리 인간의 생각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차원을 우리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실 때 우리는 그곳에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넓은 우주 가운데 먼지와도 같이 작은 지구에서 살고 있을 뿐입니다. 아주 잠시동안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는 것을 절대화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적’과 ‘선’과 ‘악’도 모두 우리의 판단과 경험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고통의 순간에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그 때 우리는 자신의 편을 들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는 이들에게 더 큰 배신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렇게 하박국도 주님을 야속하게만 생각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에게 “그들이 그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라고 물어보고 따지는 것입니다. 그 말은 다른 말로 하면 “악한 이들이 부자가 되고 선한 이들이 가난하게 살아가는 것이 말이 됩니까?”, “왜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들이 하나님을 믿는 이들보다 잘나가는 것입니까?”, “왜, 열심히 살고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나에게만 불행이 따라오는 것입니까?”라고 하나님에게 따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고통의 순간에 충분히 그렇게 따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만 머물면 안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높으신 분이십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난은 축복을 향한 계단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먼 곳에서 바라보면 아직 우리에게 남은 것이 많고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축복가운데 살아가고 있습니다. 원망과 판단을 버리고 감사함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날을 기쁨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주님, 오늘 이 아침에 나를 붙들고 있는 정의감과 판단을 내려놓습니다. 당신이 하시는 일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큰 뜻이 있습니다. 당신의 판단이 항상 옳습니다. 주님 내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고 당신의 뜻에 순종하게 하소서. 오늘 우리의 삶을 기쁨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내 옆에 연약한 이들을 사랑하고 격려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