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 중에 하나는, 손님이 여러분이 함께 왔을 때, 커피를 어떻게 서빙하느냐의 문제였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전혀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세분 정도의 손님들이 같은 메뉴를 주문하시면 그래도 괜찮지만, 제 각각 다른 메뉴를 주문하시는 경우에는 처음 내린 커피와 마지막 내린 커피 사이에 시간이 길게는 2-3분의 간격이 존재합니다. 커피는 내린 뒤, 바로 마시는 것이 중요한데 이렇게 되면, 처음 내린 커피의 맛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샵들에 가보면, 바리스타가 3-4명의 커피를 함께 타서 서빙해서 오는데,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커피의 맛이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커피는 내린 후 바로 마셔야지 맛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좋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한 번에 한 잔씩 커피를 내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릴 수도 있고, 처음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마지막 커피를 받는 사람 사이에 5분 이상의 간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툴툴거리는 손님들도 계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 마음을 대부분 이해해 주시고, 요즘은 오히려 좋아하시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한 번에 한 사람만을 위한 제 마음을 해아려 주시기 때문입니다. 문자도 그렇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행한 스팸 문자에서는 아무런 감동도 못느끼고, 아는 사람이 보낸 문자라도 그룹메시지는 때론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나만을 위해서 언어들을 고르고 골라서 보낸 문자를 받게 되면, 그 날 내내 행복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커피도 한 사람만을 위해서 정성스럽게 나눌 때 그 커피가 맛있습니다. 행복합니다.
영화 <안경>의 한장면
prayer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대중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사람과 이야기하고 서로의 삶을 나누는데 어색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쩌면,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대중 속의 개인에 만족하며 살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서 안의 예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셨습니다. 대중들에게 둘러쌓이셨지만,
항상 주님과 대화를 했던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였습니다.
주님, 오늘 우리로 한 사람과 대화하셨던 당신을 기억하게 하소서.
우리도 한 사람을 만나게 하소서. 그리고 그에게 당신의 마음을 전하게 하소서.
커피 한잔을 마주하고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게 하소서.
그리고 하나의 마음으로 만나게 하소서.
우리를 한 사람 한 사람 부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마태복음 18:10
너희는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라도 없신여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