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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순절에 마시는 커피 14, 모난 콩
    Coffee Prayer 2011. 4. 13. 21:56
    나는 사도들 가운데서 가장 작은 사도입니다. 나는 사도라고 불릴 만한 자격도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의 내가 되었습니다. 나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사도들 가운데 어느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고전: 15:9-10)
     

    _모난 콩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로스팅 초기에는 핸드픽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로스팅을 더 많이 하고, 커피를 더 자주 타다보니, 맛있는 커피를 타기 위해서는 핸드픽작업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떤 선생님은 "핸드픽은 꼭 두번 하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시기도 합니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는 핸드픽은 꼭 두번해야 합니다. 단순한 것 같지만, 전혀 단순하지 않습니다. 커피는 아주 작은 차이에도 전혀 다른 맛을 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내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남아 있는 ''결점두', 모난 콩들이 간혹 섞여 있는 것을 봅니다. 어떤 바리스타들은 그런 콩들까지 핸드픽해버리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이런 모난 콩들은 버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합니다. 꼭 <나>를 보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모양이나, 사이즈로 봐서는 버림받아 마땅하지만, 운이 좋아서 쓰임받게 된 콩이 바로 나입니다. 

    _커피묵상

    모나고 상처투성이 반쪽이가 된 나입니다.
    버림받아야 마땅하지만, 하나님은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당신의 사역을 감당하고 교회를 섬기는 자로 세우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성서 안에서 하나님의 쓰임을 받은 사람들도
    모두 하나 같이 모난 콩, 상처받은 콩, 반쪽이 콩들이였습니다.
    하나님이 모난 부분을 체워주시고,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떨어져 나간 반쪽을 체워주셔서 하나님의 은총과 영광을 드러내는 존재들이 되었습니다.
    주님, 사순절을 맞이하여 버려져야 마땅하지만, 쓰임을 받게 된 나를 바라봅니다.
    아직 온전해지지 못한 나이지만 쓰임받게 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나로 하여금 당신의 교회와 나라를 위해서 쓰임받는 콩이 되게 하소서.
    비록 반쪽 밖에 없는 모난 콩이지만, 당신이 반쪽이 되어 주셔서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를 전하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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