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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에 마시는 커피 11, 커피 한잔이 주는 친밀함Coffee Prayer 2011. 4. 12. 20:44
"대야에 물을 담아다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그 두른 수건으로 닦아주셨다."(요 13:5)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요 13:8b)_예수,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는 장면을 묵상해 봅니다. 이 모습은 전통적으로 예수님의 겸손, 혹은 섬김의 자세로 읽혀졌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만을 하나의 그림으로 때어 놓고 보게 되면, 제자들과 예수님이 나누었던 친밀함이 어떠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제자들에게도 자신의 발을 닦아주는 예수님의 모습이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을겁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너와 나와 상관이 없다"고 말씀하시며, 제자들의 발을 하나 하나 정성껏 닦아 주셨습니다. 제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것은 바로, 이 친밀함의 경험에 있습니다. 그들도 똑같은 사람들이였지만 발씻김의 친밀한 경험이 그들을 복음의 사도로 만든 것입니다. 복음은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실현되는 친밀함에 있습니다._커피 한잔이 주는 친밀함.
목사로서 커피숍을 운영하게 된 것은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자립을 위한 1시간학교'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커피가 그리스도교 복음과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커피마을의 단골손님 한분이 어느 날 저에게 와서 "목사님, 커피 한잔을 같이 마시면, 서로 껴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는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실제로 그 손님들과 저는 일주일에 두세번은 커피솝에서 만나서 함께 커피를 마시고 서로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웃고 울고 합니다. 새로 나온 커피가 있으면 한잔에 내려서 세네명이 돌려가면서 마십니다. 만약 커피가 아니라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커피마을에 오는 손님들은 저와 금방 친해집니다. 커피 한잔을 같이 마셨을 뿐인데, 그 날부터 친구가 되서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커피를 통해서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이유가 바로, 이 친밀함에 있습니다._커피묵상
주님께서는 친히 우리의 발을 닦아 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부끄럽고 감당하기 힘든 일입니다.
아마도 그건, 그동안 친밀한 경험을 많이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들도 부터 수많은 친밀한 표현을 받았으면서도
그 소중함을 감사함으로 고백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딘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 사순절 기간을 통해서 당신과의 친밀함을 회복하길 원합니다.
매 순간 당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시고,
내 순간 당신의 호흡을 느끼게 하소서.
우리의 부끄럽고 더러운 그래서 숨기고 싶은 발을
눈물로 닦아 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그리고 우리도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따뜻한 손길을 나누게 하소서.
그 따뜻함과 친밀함 위에 우리의 복음이 전해지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Coffee Pray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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