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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순절에 마시는 커피 1, Guatemala
    Coffee Prayer 2011. 4. 11. 23:39

    _사순절에 마시는 커피 1. Guatemala

    _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창세기 3:17-19)

       성서의 첫장은 인간의 불순종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합니다. 인간이 하나님에게 불순종하였는데 인간만이 아니라 땅까지도 저주를 받게 됩니다. 이 저주로 인해서 인간은 죽는 날까지 수고를 하여야만 생명을 보존할 수 있게 되었고, 땅위에서의 삶은 고되기만 합니다. 열심히 땀을 흘리며 노동을 해야 연명할 수 있지만, 야속하게도 땅은 오히려 가시덤불과 엉겅퀴만을 돌려줄 뿐입니다. 외로운 들판에서 푸성귀를 먹는 고통스러운 삶이 끊이지 않고 계속 반복 됩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는 땀을 흘리고 노동을 해야 하는 삶의 울타리를 돌고 또 돌뿐입니다. 노동의 삶으로 지친 인간에서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_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로 부터 시작됩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이날 재를 이마에 바르고, 죄를 고백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이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이 때 사용하는 재는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것을 사용했습니다. 이 때 사제는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라는 선포를 하며, 신자들의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그어 줍니다. 이러한 의식을 통해서 신자들은 자신이 종국에는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억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회개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재의 수요일에 신자가 가져야 되는 마음은 돌이킴과 회개입니다.

    _화산재 더미 위에서 재배한 스모크 커피의 진수, 과테말라(Guatemala)

       과테말라는 고지대이며 화산지역이 매우 많아서 커피 생산지로서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과테말라 커피의 특색은 어느 다른 커피보다도 스모키Smoky한 맛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모크커피의 대명사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지대에서 나무를 태워버리고 커피경작지로 만들어 생산한 커피는  화산재를 머금은 듯한 독특한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과테말라 안티구아 SHB인데, SHB는 Strictly Hard Bean의 약자로, 단단하게 성장한 커피임을 말합니다. 때문에 로스팅을 할 때도 그 조밀도를 감안해서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생두를 투입합니다. 과테말라 커피를 제대로 내리기 위해서 이러한 특성을 잘 알아야 합니다. 화산재를 머금은 단단한 커피, 그래서 마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산재의 칼칼함과 중후함, 바디감 그리고 마지막에 살아나는 신맛과 단맛이 이 커피의 포인트 입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에 가장 어울리는 커피를 꼽으라면 단연코 과테말라 커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의 수요일에 사용되는 재가 종려나무를 태운 재로 사용하듯이, 과테말라 커피도 화산재더미 위에 나뭇가지들을 태운 잿더미 위에서 커피를 수확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커피는 '스모키'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지니라"는 말씀과 이마에 바르는 재와 연관하여 묵상하기 쉽습니다.

    _커피묵상

       주님 내 안에 단단히 굳어 있는 죄성들이 아직 우리 가운데 남아 있음을 이 시간 고백합니다.

       교우들이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그을 때, 우리들의 마음 한 가운데 떨림이 있게 하시고,

       사순절 기간을 회개하며 돌이키는 시간들로 체우게 하소서.

       우리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우리 만이 아니라 땅까지도 저주를 받게 되었습니다.

       주님 화산의 불꽃보다 더 강한 성령의 불로 우리의 모든 죄악을 태워주소서.

       타고 남은 재 위에 다시 새로운 생명의 역사를 시작하게 하소서.

       주님, 사순절의 기간이 우리의 삶과 사역, 그리고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

       노동이 당신이 우리에게 내리신 벌이였지만 그것이 도리어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의 선물이였음을

       깨닫습니다. 비록 당장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푸성퀴와 같이 쓰디쓴 삶일지라도, 

       그것에 감사하며 성실하게 노동하게 하소서. 

       노동이 상실되어 가는 세상 속에서 당신이 우리에게 명령한 노동을 성실하게 감당하게 하소서.

       커피한잔에 스며 있는 가난한 나라의 농민들의 안타까운 노동을 잊지 말게 하시고,

       그들의 노동에, 커피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 우리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 세상의 것들에 욕심내지 말게 하시고, 당신이 우리에게 주신 모든 보화들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불태우게 하소서. 그 잿더미 위에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먼 훗날 복음의 열매가 열리게 하소서. 주님 꼭 그렇게 하소서. 아멘. 

     

       2011년 3월 9일 재의 수요일에

       참포도나무교회 목사 안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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